[발레 해부학] 를르베(Relevé)만 서면 발목이 덜덜? 발바닥 '아치'를 살리는 내재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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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퍼스트 슈퍼마스터 · 필라테스·발레 강사 · 보행 분석/근골격계 운동 전문


바(Barre) 워크의 꽃이자 센터 워크의 기본이 되는 동작, 바로 뒤꿈치를 높이 들어 올리는 '를르베(Relevé)'입니다. 하지만 를르베만 서면 사시나무 떨리듯 발목이 덜덜 떨리거나, 새끼발가락 쪽으로 체중이 쏠리며 발목이 꺾일 것 같은 불안함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선생님들은 "종아리와 허벅지 안쪽에 힘을 꽉 주세요!"라고 하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발목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않죠. 그 이유는 를르베의 밸런스가 종아리 겉근육이 아닌, 발바닥 깊은 곳에 숨어있는 '아치(Arch)'와 '내재근'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흔들림 없는 를르베를 완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요.



1. 발목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 무너진 족궁 (아치 Arch)

우리의 발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돔(Dome) 형태의 아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아치는 체중을 분산시키고 지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천연 스프링 역할을 하는데요, 를르베 동작을 할 때는 이 아치가 무너지지 않고 위로 단단하게 끌어올려져야 해요.

하지만 평소에 발바닥이 납작한 평발이거나, 신발을 오래 신으면 유독 신발 안쪽이 먼저 닳는 분들이 있죠? 이런 분들이 를르베를 서면, 체중을 버티지 못하고 발바닥의 오목한 공간(아치)이 바닥으로 푹 꺼져버리게 됩니다.

마치 건물의 기초 주춧돌이 부실하면 건물이 흔들리는 것처럼, 내 몸을 받쳐주는 가장 밑바닥 지지대가 무너지니 그 위에 얹혀 있는 발목이 덜덜 떨리며 이리저리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거죠.

⚠️ 시클링(Sickling)의 위험성
아치가 무너지는 것을 보상하기 위해 우리 몸은 무의식적으로 발목을 바깥쪽(새끼발가락 방향)으로 꺾어버립니다. 발레에서는 이를 '시클링'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상태로 점프를 뛰거나 턴을 돌게 되면 발목 외측 인대가 심하게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2. 종아리 겉근육(비복근)이 아닌 '후경골근'을 깨워라

뒤꿈치를 드는 동작이라고 해서 종아리 뒤쪽에 뽈록 튀어나온 큰 근육(비복근)만 쥐어짜듯 사용하면 안 됩니다. 발목을 흔들림 없이 수직으로 잡아주는 진짜 코어 근육은 정강이뼈 뒤쪽 깊숙한 곳에서 시작해 발바닥 아치 밑으로 연결되는 '후경골근(Tibialis Posterior)'입니다.

📌 발목을 꽉 잡아주는 '속근육'들의 진짜 역할

어려운 이름(후경골근)이지만 쉽게 말해 뼈에 바짝 붙어있는 깊은 '속근육'입니다. 이 속근육은 마치 텐트 기둥이 무너지지 않게 위에서 팽팽하게 당겨주는 '튼튼한 밧줄' 같은 역할을 해요. 여기에 발가락 사이사이를 꽉 잡아주는 발바닥의 잔근육들까지 함께 힘을 써주면, 발목이 이리저리 꺾이지 않고 정수리 쪽으로 안전하고 곧게 솟아오를 수 있답니다.


3. 흔들림 없는 를르베를 만드는 실전 큐잉 3가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발바닥 내재근과 후경골근을 깨울 수 있을까요? 다음 바 워크 시간에 아래 세 가지 감각에 집중해 보세요.

🔴 실전 레슨: 뿌리 깊은 나무처럼 를르베 서기
  • 엄지발가락 뿌리뼈(제1중족골) 누르기: 를르베로 올라갈 때 새끼발가락 쪽으로 체중이 빠지지 않도록, 엄지발가락 바로 아래의 통통한 뿌리 뼈로 바닥을 뚫어버릴 듯이 꾹 눌러주세요.
  • 내측 복사뼈를 천장으로: 안쪽 복숭아뼈에 실이 매달려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발등을 앞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안쪽 복숭아뼈를 수직 위로 길게 끌어올리는 느낌을 줍니다. (이때 후경골근이 강하게 쓰입니다.)
  • 발가락 쫙 펴기: 발가락을 오징어 굽듯 꼬부려서 바닥을 움켜쥐면 안 됩니다. 발가락 10개를 바닥에 길고 넓게 펴서, 마치 나무뿌리가 땅을 움켜쥐듯 지지 면적을 넓혀주세요.

💡 보너스 꿀팁: "아직도 느낌을 잘 모르겠어요!" 하시는 분들을 위해

만약 위 방법대로 해봐도 발바닥 근육을 쓰는 느낌이 잘 안 온다면, 본격적인 를르베 전에 아래 4단계 감각 깨우기 연습을 먼저 해보세요.

  1. 준비 자세: 두 발바닥을 11자(평행)로 딛고 서 있거나 의자에 바르게 앉습니다.
  2. 엄지발가락만 컨트롤: 엄지발가락만 위로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해 봅니다.
    (👉 '엄지발가락 뿌리뼈 누르기'가 어떤 감각인지 정확히 인지할 수 있어요!)
  3. 나머지 발가락 컨트롤: 이번엔 엄지발가락은 바닥에 꾹 붙인 채, 나머지 4개의 발가락만 위로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 발바닥 아치가 쑤욱 하고 위로 당겨 올라가는 느낌을 확실히 알 수 있어요!)
  4. 모든 발가락 컨트롤 (문어 빨판): 모든 발가락을 위로 들어 사이를 쫘악 벌린 후, 마치 문어 빨판처럼 바닥을 넓게 터치해 보세요.
    (👉 발가락을 꼬부려 움켜쥐지 않고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이자, 발가락 관절이 길게 펴지는 '폄'을 확실하게 연습할 수 있어요!)
  5. 도구 활용하기: 발목 안쪽(복숭아뼈 사이)에 요가블럭이나 미니볼을 끼웁니다. 그 상태로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묵직하게 밀어내며 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하거나, 플리에 ➔ 스트레치 ➔ 를르베 업&다운 순서로 연결해 보세요.

결론: 를르베는 뒤꿈치를 드는 것이 아니라, 바닥을 밀어내는 것!

를르베(Relevé)는 프랑스어로 '다시 올려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아리 힘으로 억지로 뒤꿈치를 잡아끄는 동작이 아니라, 발바닥 아치의 탄성과 코어의 힘으로 바닥을 강하게 밀어내며 내 몸 전체가 위로 솟아오르는 동작이에요.

발목이 자꾸 흔들린다면 무리해서 높이 서려고 하지 마세요. 거울 앞에서 엄지발가락 뿌리를 누르고 발바닥 아치를 살려내는 낮은 를르베부터 차근차근 훈련해 보시길 바랍니다. 뿌리가 단단해지면, 당신의 턴과 점프는 몰라보게 가벼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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